미얀마가 태국인들은 비굴하고 게으르다는 내용의 양국 관계사를 실은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를 채택, 양국간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 내용은 초등학생 4학년용 신학기 역사교과서에 12쪽 분량의 부록형식으로 새로 수록됐다. 모두 5개장으로 된 부록중 '태국인들의 특성과 취향'이라는 장에서는 "태국인들은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노는 것을 좋아하며 독립심이 부족하고 열심히 일하기를 싫어 한다"고 매도하고 있다. 이 교과서는 태국이 동남아국가중 유일하게 식민지화되지 않고 독립을 유지한데 대해 "태국 왕들은 왕위를 유지하기 위해 번번히 서구국가들에 굴종했다"고 서술했다. 또 "태국은 1차대전때는 연합군에 합류하더니 2차대전때는 처음에는 일본군에 붙었다가 나중에는 다시 연합군 편을 들었다"면서 태국 외교정책은 바람부는대로 움직였다고 비아냥댔다. 이 교과서는 미얀마왕들이 여러번에 걸쳐 태국의 침입을 받고 성공적으로 태국을 공격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앞서 최근 미얀마 정부 기관지 `미얀마의 새빛'은 19세기 태국 국왕들이 서구열강들과의 협상에서 굴욕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태국을 모욕하는 기고를 실어 논란이 야기됐다. 이번 역사교과서 사건은 잇따른 국경충돌과 상호 비난전에 따른 양국 긴장관계 해소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방콕=연합뉴스) 김성겸특파원 sungky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