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를 발견한 남자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총기를 조작했으며 이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방아쇠를 당겼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 유타주(州) 솔트 레이크 시티 어린이 의료센터의 제프리 잭맨 박사팀은 소아과학회지 '소아과학'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8-12세 사이의 어린이 64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숨겨진 총기를 발견한 아이들 가운데 33% 정도가 탄환 장착 여부를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겼다고 밝혔다. 잭맨 박사팀은 실험 대상 어린이들을 2-3명의 그룹으로 묶어 권총이 숨겨진 장롱 서랍이 있는 실험실로 들여보내 양면 거울을 통해 15분 동안 아이들의 반응을 살펴봄으로써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 결과, 48명의 어린이들이 숨겨진 권총을 찾아냈으며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30명의 어린이가 권총의 진위여부와 탄환 장착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권총을 조작했다. 심지어 총기를 발견한 발견한 어린이의 33%에 해당되는 16명의 어린이는 탄환장착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 가운데 90% 이상이 부모나 학교 또는 경찰로부터 총기 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다. 잭맨 박사는 "이번 실험을 통해 아이들이 총기를 조작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특히, 아이들이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행동할 때 그 위험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 참가하지 않은 심리학자인 케빈 드와이어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총기를 조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지시키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의 총기조작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드와이어는 또 "총기에 대한 교육적인 통제는 물론 방아쇠 잠금장치 등과 같은 외부적인 조치를 추가로 취함으로써 아이들의 총기조작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앤드루 어루러넌덤 미국총기협회 대변인은 "잭맨 박사팀은 매우 적은 표본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며 "표본수가 적다는 것은 연구결과가 작위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youngb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