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방문 중인 도럴드 H.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4일 미 해군 정찰기와 중국 제트 전투기 충돌사건 이후 줄곧 정체돼온 중국과의군(軍)-군 접촉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정찰기 사건 이후 자신이 중국군과의 사실상 모든 접촉을 단절했다는 뉴욕 타임스지의 보도와 관련, EP-3E 정찰기 승무원이 하이난(海南)섬에 억류돼 있던 11일 동안, 그리고 중국이 정찰기 반환문제에 관한 협상 타결을 지연시키고 있는 동안 중국과 정상적인 일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았다고 시인했다. 터키의 한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가는 항공기 상에서 가진 수행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럼즈펠드 장관은 비록 미국이 당초 추구했던 조건 그대로는 아니지만 이제 중국이 파손된 정찰기를 돌려주기로 동의한 만큼 앞으로 수주 내에 중국군과의 일부 접촉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 계획이 필요한 중국군과의 향후 접촉을 여러 건 승인했다고 말했으나 양국 간의 구체적인 군사 접촉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에 의해 거부되기는 했으나 미 국방부가 'USS 인천'호의 홍콩방문을 허가한 사실을 예로 들어 승인 사항 가운데 일부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럼즈펠드 장관이 최근 몇 달 동안 미국과 중국의 군 인사들 간의 어떠한 직접 접촉도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미 군부 내 중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촉을 개별 사안에 따라 검토하는 럼즈펠드 장관의 방침이 미국을 적으로 보고 있는 중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 정찰기 승무원들이 중국에 의해 억류됐던 일에 언급, "미 정찰기는 충돌당했고 승무원들은 비상착륙한 후 억류됐었다...그들은 오랜 시간 어느 누구와의 접촉도 허용되지 않아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억류돼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는 정상적인 일처리 방법이 아니다"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승무원들이 사건 발생 11일 만에 석방돼 귀국하기는 했으나 정찰기 비상착륙 이후 중국이 그들을 억류하고 접촉을 허용하지 않은 부분을 미국이 문제 삼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키예프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