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4일 북한이 만일 장거리 탄도미사일실험의 유예조치를 지속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의 양자관계 진전이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포기할 경우 지난 2년간 지속되어온 장거리 미사일 실험 유예조치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측의 위협에 언급, 그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세기재단의 한반도전문가 셀릭 해리슨씨의 말을 인용, 북한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하겠다는 의향을 보이지 않는 한 앞으로 2년간 미사일실험을 유예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유럽연합(EU)대표단과의 회담에서 최소한 오는 2003년까지는 미사일실험을 유예할 것임을 천명했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발사에 관한 유예조치를 지속하지 않는 것은 (양국관계의) 잠재적 진전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한편 부시 행정부의 북한정책에 대한 검토가 아직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행정부가 추진해온 북한과의 대화를 정책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북-미간의 이러한 설전은 정책검토 완료 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