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와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페루 대통령은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신의 정적이었던 알레한드로 톨레도(55)가 당선된데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페루의 뉴스전문 RPP라디오방송이 4일 보도했다. 방송은 스페인의 EFE와 이탈리아의 ANSA 통신의 도쿄발 보도를 인용, "페루 의회의 탄핵축출뒤 일본에 머물고 있는 후지모리 전대통령이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영어로 '노 코멘트'라고만 대답했다"고 전했다. 후지모리는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국가정보부장의 야당의원 매수스캔들로 부정추문이 확산되던 지난해 11월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일본에 머물다 사임을 전격 발표했으나 페루 의회는 탄핵의결을 거쳐 그를 축출했다. 한편 지난 3일 실시된 페루대선 결선투표의 개표작업이 거의 완료된 가운데 원주민 출신 톨레도는 총 유효투표수의 52.23%를 얻어 47.77%에 그친 아메리카 인민혁명당(APRA) 소속 전직대통령인 알란 가르시아(55)를 누르고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톨레도 당선자는 "페루의 미래와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늘부터 시작됐다"고 밝히고 "(자신에게) 표를 던져준 지지자들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경제난 해소와 페루 경제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거부정 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 참관했던 올브라이트 전미국 국무장관은 "투.개표 절차가 매우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톨레도 당선자는 내달 28일 국회의장 출신인 발렌틴 파냐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내각을 해체하고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취임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