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 유럽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유럽경제의 장래가 불투명하지만 대다수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기업성장의 원동력을 IT분야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IT분야 전문조사업체인 IDC가 5백개 유럽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11%는 "올해 IT분야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려 잡았다"고 대답했다. 또 작년 수준을 유지키로 한 기업은 82%에 달해 불과 7%만이 투자규모를 줄이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동안의 급속한 증가세는 아니더라도 유럽기업의 IT투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수치다. 국가별로도 차이가 컸다. 프랑스 기업들의 경우 97%가 "투자액을 늘리거나 전년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독일 기업들의 87%는 "지난해 수준 유지"라고 응답했다. 유럽기업들의 투자확대와는 달리 IT산업의 급속한 회복을 점치는 경영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독일 사무용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SAP의 CEO겸 공동회장인 헤닝 카게르먼은 "상황이 매우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최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 테크놀로지그룹의 책임자 프랭크 쿼트로네는 "IT분야의 본격회복을 위해서는 활발한 M&A가 필요하다"며 "연말쯤에나 확실한 회복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