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29일 콜린 파월 미국국무장관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의 승인을 거부하고 계속이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나토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살려주는 방안을 택했다.

나토는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19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시간을 갖고 미국과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도한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은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해 협의를 갖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했으나 어떤 미사일 방어계획도 나토 동맹국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성명은 또 ABM 협정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대신 협상을 통해 위협이라는 개념을 적절히 평가하고 나토의 공동안보에 영향을 끼치는 전략적 문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미사일 방어계획이 다른 무기 경쟁으로 이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전략안보 문제를 성급하게 결론내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월 장관은 ABM 협정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점과 관련, 유럽정부들이 새로운 안보 위협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진지한 협상을 약속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내주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담과 6월13일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방어계획을 계속 주요 의제로 올려 동맹국의 지원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파월 장관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보스니아에서 미국의 역할이 끝나가고 있다고 발언했음에도 불구, 유럽의 화약고가 되고있는 발칸반도에서 평화유지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나토 외무장관들은 또 마케도니아의 유혈 사태와 정치 불안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마케도니아 정부측에는 적절한 치안유지를, 반군측엔 폭력사용 자제를 각각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