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의회(DPR)의 탄핵 움직임에 맞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위협하겠다고 맞서 인도네시아 정국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아드히 마사르디 대통령 대변인은 27일 "의회가 와히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특별회의 개최를 고집할 경우 대통령의 대안은 분명히 비상사태 선포 뿐"이라고 말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와히드 대통령은 의회가 30일 회의를 개최해 탄핵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국의 위기는 지난 26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의 민주투쟁당(PDIP) 지도자들이 와히드 대통령의 권력분점 제안을 거부하고 대통령 탄핵절차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앞서 와히드 대통령은 권력분점을 제안하면서 의회와 메가와티 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인도네시아는 분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는 30일 열 회의에서 와히드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와히드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면 의회는 곧바로 국민협의회 특별회의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탄핵절차 개시를 의미한다.

이러한 계속되는 정치 불안은 경제에 반영되고 있어 현재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연초에 비해 20%나 가치가 떨어진 미 달러당 1만1천5백선이며 주가도 지난해 5월 5백선에서 최근에는 4백포인트에도 못 미치는 정도로 폭락한 상태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