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국제 금리인하 공조체제가 지난주에 이뤄졌다.

올들어 미국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살릴 책임이 있는 나라들은 거의 다 금리를 내렸다.

그러나 단 한 곳만이 금리인하를 거부,공조체제는 미완으로 남아 있었다.

바로 유럽중앙은행(ECB)이었다.

이 ECB가 지난 10일 ''예상치 않게'' 금리를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공조체제는 완성됐다.

ECB의 금리인하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그날 뉴욕 월가의 36명의 금융전문가들중(미국 CNBC방송조사) 인하를 예상한 사람은 한명뿐이었다.

ECB는 왜 갑자기 금리를 내렸을까.

ECB는 금리인하 근거로 △경기감속 △통화공급증가율 둔화를 들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한두달 전에도 그랬다.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시장에선 빔 뒤젠베르크 ECB총재의 자존심을 숨겨진 진짜 이유로 보고 있다.

지난 3~4월 선진 7개국(G7)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ECB에 금리인하를 강하게 요구했다.

유엔까지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뒤젠베르크 총재는 물가불안을 내세워 외부압력에 맞섰다.

유로존의 인플레율이 억제목표치(연간 2%)보다 높은 2.9%나 돼 금리를 내릴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달초 한 기자회견에서는 "(외부의 금리인하 요구가)들리지만 듣지는 않겠다(I hear,but I don''t listen)"고 선언했다.

압력을 넣어도 소용이 없자 국제사회도 지쳤다.

이달들어서는 더 이상 금리인하를 촉구하지 않았다.

금융전문가들은 당분간 ECB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자 뒤젠베르크 총재는 기다렸다는 듯이 금리를 내렸다.

그는 ''외부압력에 굴하지 않으며 자체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는 독립성과 자존심을 과시하기 위해 뒤늦게 금리를 내린 것이다.

시장에선 경제논리로 볼때 ECB가 늦어도 지난 4월에는 금리를 낮췄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인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럽주가와 통화가치는 그후 오히려 떨어졌다.

그는 지금 경제논리보다는 체면을 우선했다는 비난의 한복판에 서있다.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