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닷컴 황제''로 군림해온 손정의(43) 소프트뱅크 사장의 위상이 첨단기술주 폭락과 시장개방 물결로 인해 추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손 사장이 그동안 영어실력과 현금동원력,첨단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야후 등 미국 첨단기술기업들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본 시장이 개방되고 성숙해지면서 손 사장이 누려온 독점적인 지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들어 소프트뱅크와 합작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강한 협상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마존(amazon.com) 등은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다른 기업과 제휴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세진 첨단기술주의 하락과 일본 경기 둔화는 손 사장을 더욱 위기로 몰고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지난해 최고점에서 90% 가까이 추락했다.

손 사장은 한때 7백억달러에 이르는 자산가로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를 위협하기도 했으나 지금 그의 재산은 6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런 우려와 지적에 대해 손 사장은 "우리는 일본이나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원하는 경험과 지식,인력 및 고객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여전히 매력 있는 투자 관문임을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