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62) 유엔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5년 임기의 사무총장직 재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10년 임기 굳히기에 들어갔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1997년부터 유엔 사무총장을 맡아 올해 말로 1차 임기가 끝나는 아난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직은 각 지역그룹별로 돌아가며 5년 임기를 두 차례 연임해 10년씩 하는 것이 관례가 돼 왔다.

하지만 아난의 경우에는 전임자인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가 아프리카 대표로서 5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임명돼 올해 말이 아프리카 지역그룹에 배정된 10년 임기의 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독특한 입장에 처해 있었다.

이 때문에 재출마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유엔조직 내부에서는 지난 62년부터 유엔에서 잔뼈가 굵고 유엔직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사무총장에 오른 아난의 재출마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왔으며 그의 재출마설 공식 발표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이러한 말이 나돌았다.

96년 부트로스 갈리의 연임을 막고 아난을 내세웠던 미국은 아난이 사무총장 재출마 의사를 표명하자마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논평을 통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찬사를 보냈다.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 지역그룹도 아난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처럼 폭넓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아난이 연임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

사무총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표결을 거쳐 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따라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중 아시아 지역그룹의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내달중 지역그룹회의를 갖고 차기총장 선출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외교관들은 그러나 아난이 사무총장 재출마를 공식 발표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의 협의를 거친 뒤에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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