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과 금융회사 실적악화 등 악재가 다우존스지수를 9,500 아래로 밀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며칠간 짧게 ''치고 빠지는'' 흐름을 타고 있는 반도체 및 네트워크 업종을 중심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반락했다.

2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3.76포인트, 2.40% 내린 9,487.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122.14로 20.48포인트, 1.79%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1,830.23을 기록, 전날보다 27.21포인트, 1.47% 하락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단기매수 및 매도가 충돌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 오른 것으로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주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2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가격이 6개월 만에 처음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식품, 의류, 의료, 담배 등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를 뛰게 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지수도 0.3% 올랐다.

전날 FRB는 연방기금 금리 및 재할인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면서 "물가안정 목표에 비추어 현 경제상황은 경기둔화 위험이 더 크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 오는 5월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게다가 리만 브러더스, 베어 스턴즈,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등 금융회사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이익을 내놓았다. 리만 브러더스와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실적은 낮춰잡은 기대실적을 뛰어넘었지만 베어 스턴즈의 수익은 매우 저조했다. 프록터 & 갬블은 비용절감을 추진중이라며 전체 인원의 10~20%인 11,000~22,000명을 감원한다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 방향을 확인하면서 4.1% 하락했다.

3콤은 회계년도 3/4분기 큰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하고 3.5% 하락했다. 3콤은 지난 2일 마감한 전분기에 1억2,280만달러, 주당 36센트의 손실을 냈다며 추가 인원감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렛 팩커드는 CEO 피오리나가 올해 전망이 좋지 않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0.3%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그러나 약세장을 뚫고 2.95% 상승했다. 인텔이 3.8%,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5% 올랐다. 장비업체 테러다인은 인원감축 계획을 내놓고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네트워크 업체 가운데 노텔 네트웍스는 하락했지만 시스코 시스템즈, JDS 유니페이스, 루슨트, 코닝 등은 반등에 성공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네트워크, 컴퓨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소프트웨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5% 가까이 내리고 오라클은 2.6% 상승하는 등 혼조세가 나타났다.

한편 월가의 낙관론자들은 이날도 매수 신호를 거두지 않았다. ''고장난 시계''처럼 언제나 희망을 가리키는 골드만 삭스의 조셉 애비 코언은 "우리는 최근 증시에 드리운 암울한 분위기가 지나치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언은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율을 65%에서 70%로 높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메릴 린치의 크리스틴 칼리스도 "단기적으로는 곰이 이기겠지만 결국 황소가 승리할 것"이라는 ''해피 엔드'' 시나리오를 썼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