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를 너무 오래 먹은 아이는 20대가 되었을 때 심혈관 질환의 초기증세인 동맥경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아동보건연구소 아동영양연구실의 앨런 루카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69년, 75년에 케임브리지 산부인과병원에서 출생한 20~28세의 성인 3백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생아때 4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사람은 모유 수유기간이 4개월 이하이거나 조제분유를 먹은 사람에 비해 동맥경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루카스 박사는 모유 수유를 2개월 더 연장하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이 올라갈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루카스 박사는 모유가 건강상의 이점이 많은 만큼 이 결과가 모유수유를 중단해야 할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유는 감염을 억제하고 뇌 발달을 촉진하며 심혈관 건강에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카스 박사는 모유 수유가 체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어미의 젖을 먹은 새끼에 서양식 식사를 시킨 결과 일반 새끼에 비해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축적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밍엄대학의 소아과 전문의 이언 부스 박사는 이 결과가 모유수유의 권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지역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유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리즈대학의 마이크 울리지 박사는 이 결과가 소수의 조사대상자만을 근거로 했기 때문에 매우 추정적이라고 논평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