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말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에는 일종의 ''큐'' 사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후 각국의 금융정책의 기조가 금리인하 쪽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영국은행은 지난 9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내렸다.

지난 14일에는 보고서를 통해 추가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영국은행 외에 일본 호주 한국 필리핀 덴마크의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런던 CSFB증권의 애널리스트 줄리언 콜로는 이와 관련, "우리는 전세계적인 유동성 완화 사이클의 초기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둔화조짐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부진이 눈에 띄는 양상이다.

CSFB는 이에 따라 2개월 전 3.8%로 예상했던 올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하향 조정했다.

지금까지 금리인하에 동참하지 않고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뿐이다.

ECB의 정책위원들은 세계경제의 침체가능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지만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완화할 가능성이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ECB도 결국 올 상반기중 한번 정도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의 효과가 경제에 반영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격차가 있다.

그러나 회사채 수익률이나 주식시장을 통해 경제호전에 대한 기대감은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큰 편이다.

금리인하 추세는 당분간 선진국에서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우 올 4월까지 연방기금금리가 5%(현재는 5.5%)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80%에 이르고 있다.

이보다 더 떨어질 여지는 있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금리가 안정된 후 FRB가 인플레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는 것이 월가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금리수준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현재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간의 단기 대출금리를 다시 제로금리로 환원시키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

ECB의 경우 보다 확실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약세를 면치 못하던 유로화가 최근 강세기조로 전환되고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일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ECB는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꾸준하게 받고 있다.

일부 민간경제연구소에서는 기준금리를 향후 0.5%포인트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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