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는 정보뱅크 ''가주'' ]

가주(Gazoo)는 세계 4위의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포털사이트(gazoo.com)다.

지난 98년 10월 영상 중고차 경매를 시작으로 출발해 현재는 신차와 오토바이 매매, CD 비디오 책 등의 쇼핑은 물론 여행.보험정보 제공과 주차장.임대주택 안내까지 해준다.

가주의 회원은 지난해 62만명을 넘어 일본내에서는 이미 인기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가주가 정착되면서 자동차 판매 실적도 좋아져 의뢰건수가 종전에 비해 10배, 실제 판매는 2배이상 늘었다.

올해는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1백70만대)를 넘는 2백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가주 창설자이자 사업부장인 도모야마 시게키 부장은 가주 사업의 지향점을 한마디로 "1백70만명의 목숨을 책임지는 마케팅"이라고 설명한다.

가주가 갖고 있는 콘텐츠를 회원들에게 연계, 신차 정보에서부터 취미 생활과 금융.주택을 포함한 일반 생활 정보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회원수를 오는 2003년에는 4백만명 수준으로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도요타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는 일본내 고객 2천여만명을 모두 회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도요타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주 사이트는 "차안의 인터넷"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의 시발점이다.

차안에서 운전자가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 가주를 이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이미 유.무선 통신망을 가진 일본 2위의 통신업체 KDDI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일본내 휴대폰 보급률이 상당 수준에 이른 만큼 통신망만 확보하면 막대한 투자를 들이지 않고도 차량내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이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키오스크인 "G타워"란 인터넷 스테이션을 보급하고 있다.

G타워는 가주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어 이용자들이 소정의 이용료를 내고 가주 쇼핑몰에 접속, 각종 주문을 내고 관련 자료를 출력까지 할 수 있다.

대당 2백만원 정도인 G타워는 도요타가 직접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와 가주 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 편의점, 주유소 등이 이용 대금을 갖는 조건으로 설치하게 된다.

도요타는 1만3천개의 키오스크를 오는 6월말까지 일본 전역에 설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차안의 단말기와 G타워를 위성과도 연결해 세계 각국의 도요타 자동차 운전자들이 가주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GM과 포드처럼 위성과 휴대폰을 연결한 방송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휴대폰 시대가 끝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단말기가 휴대폰에서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디지털 TV로 바뀔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독자적인 금융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신용카드인 도요타 카드(가칭)를 발행, 할부 금융과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도요타 카드 회원은 물론 자동적으로 가주 회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도요타의 가주사업은 확대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같은 엄청난 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는 가주사업부지만 인력 80명의 평균 연령은 만 30세 밖에 안된다.

도모야마 부장도 만 43세다.

도요타는 보수적인 일본에서도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업체다.

통상 50대가 돼야 부장급 자리에 오른다.

그만큼 가주사업부의 인적 구성은 파격적이다.

PC와 인터넷에 친숙한 젊은층이 새로운 소비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포석이다.

실제 가주 이용자의 연령층은 주로 20대와 30대다.

회사의 미래가 걸린 사업을 젊은 사원들에게 맡긴 것은 도요타로서는 이례적이며 모험적인 결단이다.

도요타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인터넷 사업과 이동전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30년대 직물기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로 전환한 것에 버금가는 대변신이다.

지난해 5월 비즈니스 위크지는 도요타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며 이 회사의 시장가치가 GM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많은 1천9백2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도요타의 변신 노력이 시장으로부터 시의적절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