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의 뮤추얼펀드 시장은 ''규모의 왜소함''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전체 인구 대비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비율을 아시아 주요국별로 보면 홍콩이 8%, 일본은 10%, 그리고 싱가포르가 1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뮤추얼펀드는 이런 ''찬밥'' 신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뮤추얼펀드가 지금까지 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별 인기를 얻지 못해온 이유들, 하지만 곧 전성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함께 조명해 봤다.

◆ 아시아인들은 은행에 돈을 맡겨두길 선호한다 =아시아국들의 저축률은 대부분 높다.

대만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27%가, 싱가포르는 무려 52%가 저축에 쏟아진다.

펀드업체보다는 은행에 맡기는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느라 마이너스 저금통장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10년쯤후면 모든 아시아국에서 뮤추얼펀드가 위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인들은 투자 종목을 스스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에게 맡기길 싫어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경향도 젊은 층과 외국물을 먹은 교육층을 중심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사실 바쁜 요즘 사람들은 혼자서 포트폴리오를 굴릴만한 여유도 없다.

◆ 아시아인들은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기 싫어한다 =아시아 시장의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높다.

처음 매매 수수료로 5%에다 연간 1.5%의 관리수수료도 따로 내야 한다.

미국 뮤추얼펀드는 거의 3분의 1이 수수료가 아예 없으며 연간 수수료도 1.3%에 불과하다.

다행히 아시아에서도 수수료가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또 투자자들도 돈을 벌려면 그만한 투자는 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 아시아인들은 미국인들처럼 펀드에 투자할 인센티브를 가진 적이 없다 =미국 펀드시장의 활성화는 80년대초 연금상품 등에 대한 세제혜택이 허용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아시아엔 투자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 자체가 드물다.

최근 싱가포르나 홍콩 등은 국민연금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 다른 방법으로 펀드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부동산 등 다른 재산증식 도구들이 과거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펀드가 점차 인기를 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