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연구보고서와 유명 경제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동안 미국경제 호황의 강력한 원동력이었던 높은 생산성 향상 추세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 경제협회(AEA) 연례회의에 참석한 경제학자들은 지난 95∼99년의 5년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 73∼95년의 기간에 비해 약 1.6%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대부분 기술발전에 따른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됐고, 이같은 변화가 영구히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마틴 베일리 위원장과 로버트 로렌스 위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기술부문 이외에도 경제 전반에 확산돼 있으며 앞으로도 생산성 향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기술을 사용하고, 기술혁신이 지속되는 한 생산성 향상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베일리 위원장은 AEA 회의에서 "기술혁신은 그동안 미국이 누려온 호황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주가하락 여파로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국에는 수익전망이 뛰어난 기업들에 자본이 몰려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일리 위원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생산성 향상이 현저하게 이뤄진 산업은 금융과 유통 부문이었다.

특히 유통부문의 생산성 증가율은 지난 89∼95년 기간에 비해 4.25%포인트가량 높았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리탄과 앨리스 리플린 전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부의장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생산성향상은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과 관련한 기업의 비용절감 규모는 향후 5년동안 약 1천억∼2천3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생산성연구분야의 권위자인 데일 조겐슨 하버드대 교수는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경제에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쇼크의 일종"이라고 지적했다.

조겐슨 교수는 지난 5년동안 이루어진 경제 성장은 마이크로칩 가격 하락에 따른 하이테크 투자붐 때문이었다고 평가했다.

조겐슨 교수는 만약 세계적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이 빠른 속도로 더 강력한 반도체를 생산해내지 못하거나 컴퓨터 가격이 계속 떨어지지 않으면 높은 생산성향상 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003년까지는 빠른 주기로 고성능 반도체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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