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화번호가 전자우편 주소를 대신한다''

업무용 명함에서 팩스번호나 e메일(전자우편) 주소가 사라질 날이 멀지않아 보인다.

개인의 전화번호 하나로 이러한 기능을 대신함은 물론 신분증명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곧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넘(Enum)으로 불리는 이 아이디어는 개인의 전화번호를 인터넷 주소로 변환시켜 주는 것으로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넘의 취지는 복잡한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을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만약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지금의 국제전화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고 있으면 e메일을 편리하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이넘의 가장 큰 이점이다.

그러나 이넘의 상용화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인터넷기업 소프트웨어회사 전화회사 등의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수년 전이지만 실용화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불과 6개월 전이다.

텔코디아와 베리사인 두 회사가 주축이 돼 네트워크 전문가들의 모임인 인터넷 엔지니어링 태스크포스를 꾸린 것이 그 시작이다.

두 회사는 이넘의 실용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공동으로 웹페이지(www.enumworld.com)를 개설하기도 했다.

인터넷 도메인 네임의 창시자인 폴 모카페트리스는 "이넘은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로 하루빨리 상용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