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부 시절 사형언도까지 받았던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탔다.

김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시청에서 노벨위원회 주최로 열린 시상식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김 대통령 자신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며 세계 무대에 우뚝섰다.

이날 시상식에는 하랄드 5세 노르웨이 국왕과 각국 외교사절,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우리나라의 초청인사 54명 등 모두 1천1백명이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수상연설을 통해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에게 바쳐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라며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오슬로=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