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의 공명심은 경기회복의 적(敵)이다"

장관직을 고사하고 다시 본연의 작가로 돌아간 사카이야 다이치 전 일본경제기획청 장관이 관료들에게 남긴 말이다.

그는 5일 사표제출 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정치가들이 명예욕과 공명심에 휩싸여 재정재건론이나 들고 나오고 공공사업을 내세워 이권을 챙기려 하면 위험하다. 그것만 아니면 경기회복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모리 요시로 총리의 간곡한 잔류요청에도 불구하고 "피곤해서 쉬고 싶다"며 장관직을 고사했다.

사카이야 전 장관은 순수한 민간출신으로서 2년여의 장관 재임동안 신선한 발언과 행동으로 경직된 일본관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98년의 경제기획청 장관 취임식에서 "오직 양심만을 바탕으로 경기를 판단하겠다"고 선언하고 경기인식의 수정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는 플러스 1.9%였던 정부의 98년 경제전망치를 마이너스로 바꿔 세간을 놀라게 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