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상황이라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거결과 발표로 차기 미국대통령이 확정됐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결과에 따라 승패를 뒤바꿀 수도 있는 소송이나 절차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어측은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을 지명해야 하는 법정시한인 12월12일까지 소송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시비가 그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내년 1월20일에는 새 대통령이 취임한다는 사실뿐이다.

그 주인공을 결정짓기까지는 아직 남은 절차가 많다.

우선 27일 고어측은 마이애미데이드,낫소,팜비치 등 3개 카운티의 개표결과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팜비치와 마이애미데이드 소송에서 이기면 고어는 최소한 1천표 이상 얻어 판세 뒤집기가 가능하다.

12월1일 열리는 연방대법원 심리도 지켜봐야 한다.

이 심리를 거쳐 플로리다주 수검표 인정여부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린다.

최고심이기 때문에 수검표 인정여부를 둘러싼 소송은 여기서 끝난다.

12월12일까지 소송전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플로리다주 의회가 투표를 통해 승자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주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부시 승리''가 확실하다.

여기서도 정해지지 못하면 상·하원이 차기대통령 결정방법을 논의한다.

연방 하원이 투표를 하든지,플로리다주를 제외한 채 나머지 선거인단들만 선거를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공화당이 우세한 하원투표로 결정될 경우 부시가 이길 공산이 크다.

플로리다주를 제외하고 선거에 들어갈 경우 2백67 대 2백46으로 고어가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한다.

이 복잡한 절차를 다 거친 후에야 내년 1월20일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이 공식 취임할 수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