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각 카운티의 추가 집계결과 마감은 26일 오후 5시(한국시간 27일 오전 7시)로 정해졌지만 당일 최종결과가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부시와 고어 양 후보간 물고 물리는 법정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의회까지 개입할 태세여서 ''돌발 변수''로 인한 발표지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의 최종 개표결과 발표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도 양측의 법정소송전은 ''현재 진형형''이다.

이 때문에 ''시계(視界) 제로''의 혼미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끝없는 소송 공방전=벤 매케이 플로리다주 주무(州務)장관실 대변인은 25일 "법적조치 등 ''예상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면 승자확정이 몇 시간 또는 며칠 지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선거결과가 나오는 대로 곧장 주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내겠다고 밝혀 최종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 역시 무효처리된 해외부재자표를 유효표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5개 카운티에 제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부시측이 낸 플로리다주 수검표 인정불복 소송을 받아들여 오는 12월1일 심리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 연방대법원에서 부시가 승소할 경우 수검표 결과가 플로리다주 선거결과 집계에 반영되지 않아 부시의 승리가 확정된다.

반면 부시가 패소하면 수검표 집계 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수검표 진행상황=브로워드와 팜비치의 수검표와 일부 카운티의 해외부재자 재검표가 이뤄진 25일 자정 현재 고어는 당초보다 4백82표를 추가했다.

이에따라 부시와의 격차가 4백48표로 줄어들었다.

고어가 큰 기대를 걸었던 팜비치에서는 천공자국표 등 판단을 유보했던 표를 수검표하면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대부분 무효처리하는 바람에 고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과 언제 나오나=매케이 대변인은 이날 "선거결과를 최종 인증하기 전에 법원의 중지명령이 떨어지거나 주 의회에서 개입할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1시간 또는 10시간 이상 늦어질 수도 있고 인증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소지도 많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께 나오는 연방 대법원의 수검표 인정여부 판결에서 패소하는 후보가 소송의 꼬리를 물고 늘어져 12월12일까지 선거결과가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회는 최종인증 마감시한인 12월12일까지 대선분쟁이 계속된다면 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부시의 승리''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 당선에 대한 정당성 시비가 계속돼 대선 후유증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