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의 선거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캐서리 해리스 주무장관이 15일(이하 현지시각) 주 대법원에 모든 수검표를 중단하고 주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거관련 소송을 모두 주대법원이 맡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는 긴급 청원서를 제출했다.

전날 개표보고 마감시한을 관철시켜 부시가 3백표 차이로 고어를 앞서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 해리스 장관은 이 탄원서에서 "플로리다주와 전국민이 최종 집계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각계의 행동이 통일되지 않아 플로리다주 사법제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수검표 중단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모든 카운티에 재검표가 필요한 타당한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한 시한인 오후 2시가 안된 상황에서 팜비치 브로워드 데이드 카운티등에서 수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이 14일 낮(현지시간) "각 카운티의 개표결과 보고 마감시한은 그대로 지키되 주정부가 "건전한 재량"을 행사해 추가접수된 수검표 수용여부를 결정하라"는 애매한 판결을 내림에 따라 수검표 허용여부가 사실상 해리스 장관에 달려있다고 평가했었다.

민주당 아성인 팜비치카운티 등에서 수검표가 이뤄지면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선거인단 25명을 추가함으로써 제43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수검표가 인정되지 않으면 지금까지 개표에서 앞서있는 부시후보의 당선이 확정된다.

그러나 주 대법원이 해리스 장관의 청원을 받아들일 지가 아직 미지수인데다 수검표와 함께 해외부재자표 변수가 남아있는 현재로선 어느 쪽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리스 장관 청원 인정될까=문제는 해리스장관이 "부시정권"에서 입각을 노리는 골수 공화당원이란 점.

마감시한 고수를 선언,한차례 공화당에 유리한 해석을 내린바 있는 그녀가 이번에도 수검표를 중단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함에 따라 "편파결정"이란 비난여론을 정면으로 맞게 됐다.

법원이 판결문에서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선 안된다"고 못박은 점도 큰 부담이다.

고어측은 해리스 장관의 청원에 대해 "개인적 성향에 의해 재개표를 막으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과는 언제쯤=17일(한국시간 18일)로 돼있는 해외부재자표 개표마감일이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당락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워낙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어서 수작업 재검표외에 3천~5천명으로 추산되는 해외부재자 개표결과도 당선자를 가리는 결정적 변수다.

따라서 빠르면 이번 주말에 당락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주정부가 추가 수검표 결과를 허용하는쪽으로 결정을 내릴 경우 팜 비치 카운티 수검표가 끝나는 내주초에나 승패가 판가름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육동인 특파원,노혜령기자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