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사위가 플로리다주 캐서린 해리스 주무(州務)장관의 손에 쥐어졌다.

미국의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이 14일 낮(현지시간) "각 카운티의 개표결과 보고 마감시한은 그대로 지키되 주정부가 ''건전한 재량''을 행사해 추가 접수된 수검표 수용여부를 결정하라"는 ''애매한''판결을 내렸다.

이에따라 수검표 허용여부를 사실상 해리스 장관이 결정짓게 됐다.

민주당 아성인 팜비치카운티 등에서 수검표가 이뤄지면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선거인단 25명을 추가함으로써 제43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수검표가 인정되지 않으면 지금까지 개표에서 앞서 있는 부시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다.

수검표와 함께 해외부재자표 변수가 남아있는 현재로선 어느 쪽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검표 인정될까=문제는 해리스 장관이 ''부시정권''에서 입각을 노리는 골수 공화당원이란 점.

마감시한 고수를 선언,한 차례 공화당에 유리한 해석을 내린 바 있는 해리스 장관이지만 이번에도 무조건 공화당편만 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검표 불인정을 선언했다간 ''편파결정''이란 비난여론이 들끓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판결문에서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선 안된다''고 못박은 점도 큰 부담이다.

고어측에서는 수검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의적인 해석''임을 들어 제소하겠다고 벌써부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공화당론에 따라 수검표를 거부하자니 비난여론이 두렵고,여론을 의식해 수검표를 인정하자니 부시가 패배할 것 같고….

해리스 장관이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팜비치 변수는=고어의 역전여부를 판가름할 팜비치카운티는 15일 오전 7시부터 일단 수검표를 재개했다.

그러나 수검표가 효력을 내려면 2개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첫째 재검표 불법해석을 뒤집는 것.

해리스 장관 관할의 주선거본부에서는 수검표가 주법(州法) 위반이란 해석을 내린 반면 플로리다주의 버터워스 법무장관은 합법이라고 밝혔다.

팜비치는 주 대법원에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둘째 재검표를 하더라도 해리스 장관이 그 결과를 받아줘야 한다.

현재로선 해외부재자표 개표결과 보고 시한(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 안에 도착하는 수검표 결과만 인정해 줄 공산이 크다.


◆결과는 언제쯤=17일(한국시간 18일)로 돼 있는 해외부재자표 개표마감일 이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당락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워낙 박빙의 표 차로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어서 수작업 재검표 외에 4천여개로 추산되는 해외부재자표 개표결과도 당선자를 가리는 결정적 변수다.

따라서 빠르면 이번 주말에 당락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주정부가 추가 수검표 결과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경우 팜비치카운티 수검표가 끝나는 내주 초에나 승패가 판가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육동인 특파원·노혜령 기자 dongi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