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대선과 관련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가 전면 수작업 재개표를 결정함으로써 대선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법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차기대통령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조지 부시 후보의 수작업 검표 금지신청에 대한 연방법원의 판결은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플로리다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지든 이 사건은 항소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앨 고어 후보측은 팜비치말고도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인 브로우워드 데이드 볼루시아 등 다른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개표도 신청해 놓고있다.

하지만 부시 후보가 97년 1월 ''선거가 접전일 경우 수작업 개표가 기계에 의한 개표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법안에 서명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작업 개표를 둘러싼 여론은 고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AP의 비공식집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전체 득표수에서 부시가 고어에 불과 2백37표 앞선 것으로 나타나 전체 재개표가 ''1% 표본 수작업 재개표''와 같은 양상일 경우 선거결과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측은 수작업에 의한 재개표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면서 법원에 이를 금지하는 소송을 냈으나 팜비치선거위원회의 수작업 재개표 결정을 막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부시측은 고어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아이오와 위스콘신 오리건 등 다른 주에 대해 재개표를 요구하는 등 ''맞불작전''을 검토중이다.

공화당 원로들의 자제 당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시측의 대리인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고어측이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포기할 경우 모든 법정소송을 취하하고 부재자투표 개표까지 마친 최종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제안해 놓고 있다.

고어측은 일단 수작업 개표가 플로리다주법에 따른 것이므로 속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은 "다른 선택방안에 대해서도 고려 중"이라고 말해 타협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