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넥스 티슈''로 유명한 미국의 킴벌리클락이 세계 최대 생필품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의 아성 허물기에 나섰다.

올해 P&G의 순익이 6% 감소(지난 9월까지 1년간)하고 주가가 반토막나는 것을 보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킴벌리클락의 웨인 샌더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P&G를 물리칠 방법을 궁리했다"고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속내를 털어놓은 샌더스 회장은 이미 숙원사업의 절반을 이뤘다고 자신한다.

그는 지난 92년 CEO자리에 앉은 직후부터 최대 라이벌인 P&G의 벽을 뚫기 위해 분투했다.

그는 "슈퍼마켓에서 P&G제품을 사는 사람을 보면 1달러를 주면서 대신 킴벌리를 사라고 회유했다"며 P&G를 누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킴벌리가 화장지 회사로 출발한 1872년 P&G는 이미 35년간 비누를 만들고 있었다.

이후 킴벌리는 40여개국에서 P&G의 로고와 부딪혔다.

직원 수는 두 배 많고 매출규모는 세 배나 되는 P&G가 쏟아내는 3백여가지의 제품들은 킴벌리가 만드는 50여 종류의 제품을 다 덮고도 남았다.

특히 킴벌리가 내놓는 기저귀(하기스)는 P&G의 팸퍼스와,여성용품(코텍스)은 위스퍼와 세계시장에서 경합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 6월 퇴출된 P&G회장 더크 야거가 킴벌리에 활로를 열어줬다.

야거 전 회장은 회사 체질을 급속히 바꾸려다가 사내 불화를 초래했다.

또 애견식품업체와 정수기업체를 매입하는 등 구태의연한 확장전략을 감행하다 순익감소를 야기했다.

반면 킴벌리는 지난 92년 20억달러에 달하던 항공 등 비주력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95년 유럽의 스콧페이퍼를 인수,핵심분야인 티슈사업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야거 회장의 P&G가 17개월 동안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킴벌리는 유럽 티슈시장을 석권하고 한국의 기저귀·생리대 시장에서 P&G를 멀리 따돌렸다.

킴벌리는 올들어 지난 9개월 동안 매출(1백4억달러)과 순익(13억4천만달러)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8.3%와 8.1% 늘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78년 P&G매니저를 그만두고 킴벌리로 옮긴 케시 시퍼트 부사장은 "킴벌리의 장점은 P&G와는 달리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분위기가 없는 점"이라고 밝혔다.

킴벌리가 경쟁사에 비해 더 빨리 시장요구에 대응하고 있는 비결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