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 재검표 결정이 난후 짧은 전화설전을 벌였다.

다음은 AP통신이 보도한 두 후보의 전화 입씨름.

8일 새벽 2시55분(현지시간).

패배 인정 연설 장소로 가고 있던 고어는 차안에서 갑작스런 보고를 받았다.

문제의 진원지인 플로리다 주에서 자신과 부시 후보의 득표차가 1천여표로 줄어들었다는 것.

불과 10분전에 그는 대선을 판가름하는 마지막 관건이었던 플로리다주에서 자신이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시에게 축하전화를 한 상태였다.

새벽 3시30분 선거사무실에 도착한 고어는 전화기를 다시 집어들었다.

상대방은 물론 그의 생애 최대적수인 부시.

1시간전에 전화를 걸어 대선에서의 패배를 인정했던 발언을 거둬들이고 끝까지 한번 싸워보자는 내용의 전화였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된 채 당선수락문을 훑어보고 있던 부시가 그의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받았다.

"당신 이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지 않소" 고어가 내뱉었다.

"확실히 짚고 넘어갑시다" 부시가 크게 화를 내며 되받아쳤다.

"지금 당신 선거에서 졌다고 시인한 것을 취소하려고 내게 다시 전화를 한 거요?" 그의 친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로부터 막 플로리다주를 낚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 부시로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잘 들으시오" 고어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동생인 젭 부시가 이 문제에 대해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게 아니란 걸 명심하시오!"

그리고 둘의 통화는 끝났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