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막바지에 접어든 5일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각각 이번 선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주를 돌며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부시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5곳을 누비며 "추악한 책략이나 쓰는 민주당의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자"며 자신의 강점인 ''품성론''을 내세웠다.

그는 또 ''영적 지도자''로 불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음주운전 스캔들로 흠집난 이미지를 상쇄시켰다.

고어 후보는 이에 맞서 펜실베이니아·미시간주 등을 돌며 "미국을 전진시킬 것인가,아니면 과거의 실패한 정책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선택할 때가 왔다"며 정책우위를 앞세운 ''자질론''에 승부를 걸었다.

○…선거인단 확보면에서 부시가 여전히 고어 후보를 리드하고 있다.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2백9명,고어 1백6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12개 주(선거인단수 1백25명)의 표심이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이란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

로이터통신은 부시가 2백9명,고어가 1백96명의 선거인단을 확실한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으며 부동층은 1백33명인 것으로 분석했다.

어느 후보든 당선에 필요한 2백70명의 고지를 선점하려면 경합지역에서 상당수의 추가표를 얻어야 하는 실정이다.

○…대선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MSNBC·로이터 공동여론조사에서 부시 후보와 고어 후보간의 지지율이 1%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6일 발표된 양사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고어는 46%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얻은 부시를 바짝 뒤쫓았다.

유에스에이투데이·CNN·갤럽은 부시 48% 고어 43%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선거가 워낙 치열한 접전을 보이고 있어 선거인단 확보면에서 양 후보가 무승부를 기록하는 미국대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측은 부시가 선거인단 2백87명을 확보,승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부시의 승리로 계산한 미시간주(18명)는 현재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고어가 5∼9%포인트 차로 앞서 있다.

고어가 미시간에서 승리해 선거인단 18명을 차지하고 나머지 모든 주에서는 공화당의 예측대로 들어맞을 경우 양 후보는 각각 선거인단을 2백69명씩 똑같이 나눠 갖게 된다.

이때는 선거인단이 아닌 하원의원들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같은날 치러지는 하원선거 결과가 백악관의 새 주인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