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어 과학가든 ]

단조롭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와이즈만의 캠퍼스를 가로질러 10여분 정도 가면 다채로운 조형물들이 한데 모여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마치 놀이동산처럼 보이는 이곳은 어린이 대상 야외 과학박물관인 ''클로어 과학가든''이다.

클로어 과학가든은 와이즈만연구소의 청소년부문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설이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직접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IT산업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보통신산업의 저력이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바닥에서부터 착실히 다져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고도의 기술이 집적된 이스라엘의 IT 솔루션 개발이 탄탄한 기초 과학기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속에 우뚝 선 이스라엘의 IT산업은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호기심에 찬 눈으로 뛰어놀고 있는 과학가든에서 싹텄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들은 운동 물 파동&사운드 에너지&환경 등 크게 네 부분으로 이뤄진 과학가든에서 50여가지의 다양한 전시물들을 통해 과학현상을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는 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다양한 크기의 공들을 처음에는 하나씩,그 다음에는 같이 떨어뜨린 뒤 튀는 정도를 관찰하면서 질량과 위치에너지의 관계를 느껴볼 수 있다.

또 커다란 접시모양의 반사경으로 물체를 태우는 것을 보면서 태양에너지의 힘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돌아가는 원판에 서서 쇠막대에 끼워진 회전 원판을 들고 있으면 자이로스코프의 원리도 체험할 수 있다.

"자연과학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We wanted to have natural science in the most natural way)"

클로어 과학가든의 관리자이며 이 공원을 직접 설계한 모세 리스폰 박사(물리학)는 이곳을 만든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와이즈만연구소 졸업생이기도 한 그는 "현재 세계 각국의 교실에서는 자연과학이 가장 자연스럽지 못한 방법으로 학습되고 있다"며 "과학가든은 학생들이 자연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리스폰 박사는 "자연과학은 교실에 앉아 단지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며 "진짜 과학자들은 자신의 몸으로 직접 자연을 느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연의 신비로 가득찬 이 과학공원에서 눈을 크게 뜨고 관찰에 열중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한 이스라엘 정보통신산업의 불길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