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간 산업협력은 양국에 상호이익이 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하이테크 분야가 유망합니다"

권인혁 주프랑스 한국대사는 "양국이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산업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프랑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분야는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의 하이테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분야의 경우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프랑스는 기술이전에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 한국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이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산업은 정보통신분야로 양국간 경제협력을 통한 유럽시장 진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2~3년부터 프랑스 정부도 정보기술(IT)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쏟고 있으며 일반가정의 인터넷 보급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프랑스 시장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권 대사는 양국기업의 현지 진출및 투자에 대해 "자동차 부품 전문 업체인 발레오가 만도기계를 인수하는 등 건축자재 전문업체인 라파르주,유리생산업체 생고뱅,그리고 최근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 등 프랑스 기업의 한국진출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기업의 프랑스 현지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

권 대사는 "불어라는 언어 장벽과 높은 사회보장세 부담으로 한국기업들이 프랑스 투자를 망설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랑스에 생산법인을 갖고 있는 한국기업은 대우전자와 태평양 화학 등 2개 업체에 불과하다.

"태평양은 현지화 경영기법 도입으로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라며 "대우의 경우도 현지 투자를 실패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권대사는 강조했다.

그룹 자체에 문제가 발생해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 뿐 프랑스 현지 경영 및 마케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권 대사는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시장을 놓치기 않기위해서라도 직접투자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한국산 이동통신기기 등이 프랑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한국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한국기업에게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핸드폰 단일제품으로 1억6천만달러어치의 판매실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시장에서 고급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는 가격경쟁을 통한 수출증가가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의 우수성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권대사는 덧붙였다.

"우수한 기술에 현지 시장 마켓팅 접목을 잘하면 까다로운 선진국 시장 개척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오는 20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3차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와 관련,권 대사는 "쟈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ASEM 직전 한국을 국빈 방문하게된다"며 "양국 정상회담은 개최국과 유럽연합(EU)의장국 정상의 만남이란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정보화산업 기술의 유럽 진출 기회가 될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 통신망 사업안이 이번 ASEM 회의에서 진지하게 다루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