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받은 첫번째 노벨상이 평화상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평화를 사랑해 온 백의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국민들은 저마다 환영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노벨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대통령이 새로이 힘을 모아 국정쇄신에 더욱 힘써 줄 것을 바랬다.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환영논평을 발표하고 경제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부탁했다.

회사원 정종식(32)씨는 "노벨상의 국제적인 위상을 감안해 볼때 이번 수상은 김대중 대통령의 개인적인 영광이기에 앞서 국가적인 영광"이라며 "평화부문에서 첫번째 노벨상이 나온 만큼 앞으로는 과학이나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노력을 기울여 제2, 제3의 노벨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 신주영(21)씨는 "남북이 하나되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라며 "남북화해의 공을 인정받아 큰 상을 받은 대통령인 만큼 동서 화합에도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고려대 정외과 임혁백 교수는 "김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인정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라며 "올림픽 금메달을 받아도 온 국민이 기뻐하는데 이번 수상은 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도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논평을 일제히 냈다.

경제단체들은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한국전쟁 이후 분단 반세기의 남북한 냉전관계를 화해무드로 전환시킨 공로를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다시 집중된 만큼 정부가 금융 기업 등 각부문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한국경제가 다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상의는 이어 "이번 수상이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는 전환점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여야를 초월한 새로운 국정운영을 보여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전경련도 "이번 수상이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기틀이 다져지는 동시에 국민들의 인권과 민생복리가 증진되는 밝은 사회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이석연 사무총장은 "한때 사상논쟁을 거치면서까지 일관적으로 추진해 온 대북정책이 결실을 거두었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의 단초를 제공한 것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는 대북정책에서 좀 더 침착하고 여유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수상을 국정의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 당초 계획했던 각종 개혁을 착실하게 이끌어 가야한다"며 "이제는 국민과 참모들이 도와 ''내치분야의 노벨상''도 받게 하자"고 말했다.

경제부처에서도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국가 이미지는 물론 상품 및 산업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경사라며 환영 일색의 분위기다.

세계 각국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게 분명한 만큼 수출 확대 및 통상마찰 완화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환익 산자부 차관보는 "김대통령의 이번 수상은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국가 전체에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경사"라며 "한국 산업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상품 인지도가 제고되는 엄청난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노벨평화상을 계기로 국내 여론이 하나로 결집되면 당면현안인 구조조정작업도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의용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은 "노벨평화상 수상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사국간의 이해가 중요한 각종 통상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받게됐다"고 반겼다.

정구학.장유택.김수언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