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혈 시민혁명으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실각이 기정 사실화된 가운데 야당 후보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는 각국의 잇따른 승인속에 유고연방의 새 대통령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군부로부터도 암묵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권력승계 수순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도인 베오그라드를 비롯,유고 전역은 급속히 평온을 되찾고 있으며 야당 연합세력인 세르비야 민주야당(DOS)은 정권이양 작업에 착수했다.

DOS는 정권 이양과정에서 국가업무를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코스투니차와 협조해 국방 경찰 경제 등 주요 국가업무를 처리키로했다.

코스투니차는 5일 밤 "새 대통령" 자격으로 국영 TV에 출연,1년6개월 내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안은 채 직무를 수행해 갈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이라 선언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보복하지 않을 것이며 밀로셰비치를 전범재판소에 넘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코스투니차는 특히 이날 베오그라드로 급파된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지지를 얻어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을 포함,주변 열강으로부터 모두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

밀로셰비치의 권력의 기반이던 군부도 현상황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고의 국제적 고립과 고질적인 민족화합 문제 등은 코스투니차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역시 반서방,특히 미국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어 앞으로 대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가장 큰 외교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항구적인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연방내 몬테니그로 공화국과 연방의 미래에 관한 협상도 그가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