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대장성재무관이 금융스캔들에 휘말렸다.

사카키바라는 90년대 중반 엔·달러 환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었으며 올 초에는 일본인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에 올랐던 국제금융계의 파워맨.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사카키바라는 최근 구속된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 고쿠라 요시히코의 8천만달러 횡령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M&A사업에 필요한 일본 국내외 금융계 고위관계자들을 고쿠라에게 소개하는 중매쟁이 노릇을 했다는 게 사카키바라의 혐의 내용이다.

그는 대장성을 그만둔 작년 7월부터 올 8월까지 영국 투자회사인 로스차일드의 회장과 일본 신세이은행 고위 간부 등 국내외 금융계의 유력인사들을 고쿠라에게 소개해 줬다.

고쿠라는 변칙적인 M&A수법 때문에 지난 2년간 일본정부가 주시해온 요주의 인물이다.

이를 잘 아는 사카키바라가 고쿠라와 어울렸다는 사실에 일본정부와 금융계는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본인은 "고쿠라가 어떤 인물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도 사카키바라가 범법행위를 저지르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몇 안되는 간판급 국제인물이란 점에서 사카키바라 스캔들은 본인뿐 아니라 일본의 이미지에도 흠집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