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역에 시드니올림픽을 독점 중계하고 있는 NBC방송이 요즘 울상이다.

올림픽 시청률이 사상 최악인 탓이다.

NBC는 미국서 열렸던 96년 애틀랜타올림픽때(평균 21.5%)보다는 못해도 92년 바르셀로나(17.5%)정도는 기대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13~14%대에 불과하다.

NBC는 이번 올림픽중계에 7억5백만달러를 들였다.

앞으로 다섯번의 동계·하계 올림픽을 독점중계하는데 30억달러를 지불하기로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다.

때문에 올림픽시청률이 계속 저조할 경우 회사경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왜 시청률이 낮을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경기일정이다.

9월은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 집에서 한가하게 TV를 볼 사람이 별로 없다.

게다가 미국인이 가장 열광하는 프로풋볼이 시작되고 프로야구가 절정일 때다.

방송사들은 그래서 7,8월에 올림픽을 열도록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올핸 이 때가 개최국인 호주의 겨울이어서 일정을 바꾸지 못했다.

둘째는 냉전시대의 퇴조.과거엔 옛소련과의 경쟁의식으로 승리와 메달수에 집착했다.

비인기종목도 메달만 따내면 영웅이었다.

그러나 반드시 이겨야 할 ''적대국가''가 사라진 지금 국가간 경쟁은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때문에 국가대항전인 올림픽보다 국내 프로풋볼경기의 시청률이 더 높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인터넷의 발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인터넷이 시청자들을 올림픽중계에서 멀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영향은 구체적으로 두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게임결과를 리얼타임으로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처럼 시차 때문에 11시간 가량 늦게 중계되는 경기를 지켜볼 시청자는 없다는 얘기다.

또 다른 측면은 인터넷의 재미에 푹 빠진 젊은층이 아예 TV자체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올림픽의 주된 시청계층이었던 젊은이들은 이제 올림픽보다 인터넷채팅과 비디오게임에 더욱 열광한다.

인터넷시대는 올림픽마케팅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