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上海)주재 2년 경력의 중견기업 상사원인 K차장.

아내와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의 두 자녀 등 네 가족의 가장이다.

그는 "2년전 생소한 중국에 발령받아 상하이땅을 처음 밟았을 때 처음에는 불안했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하이는 매력적인 도시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는 유익한 해외생활 경험을, 아내에게는 중국문화를 배울수 있는 기회를, 자신에게는 해외근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K과장이 2년전 부임할 때 가장 먼저 부딪친 문제는 주택이었다.

어느 아파트에, 어느 정도의 집세를 내고 집을 구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상하이에서 출판되는 한글 정보소식지를 통해 부동산 중개업체를 찾아 ''집 장만''에 나섰다.

네 가족이 살기에 적합한 1백60㎡(약 48평)의 방 3개짜리 아파트를 월세 2천달러에 구했다.

현재 40평형대의 아파트는 월 임대료가 1천6백∼2천달러쯤 된다.

30평대는 9백∼1천2백달러 수준에서 얻을 수 있다.

일부 유학생이나 단기거주 중소기업 상사원들은 가격이 싼 중국인 전용아파트에서 체류하기도 하지만 가끔 경찰의 단속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택문제를 해결한 K차장의 다음 걱정은 식사.

부임초 부인과 함께 식료품을 사기 위해 시장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마늘 배추 깻잎 등 ''서울 식품''이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가격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도 싱싱했다.

요즘 어른 주먹보다 큰 복숭아 3개 값이 12위안(1위안=약 1백30원)쯤 된다.

서울의 3분의 1이다.

고춧가루 등 중국인이 먹지 않는 조미료는 조선족 교포가 운영하는 상점에 부탁하면 금방 배달해 준다.

얼마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를 몰랐다.

K차장은 선배의 조언을 받아 시내 중심부 화둥(華東)병원을 찾았다.

외국인 전용창구가 있어 빠르게 진찰을 받을수 있었다.

신생아 분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대형 병원들이 외국인 전용창구를 두고 있으며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한다.

상하이에서 산부인과로 이름높은 궈지(國際)병원은 ''서울보다 친절하고,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내 중심부 쉬후이취(徐匯區)병원에는 한국인 전용진료센터가 있다.

조선족이 통역을 해줘 교포에게 인기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K차장의 부인은 시내 문화센터를 찾았다.

이 곳에서 중국어 뿐만 아니라 태극권 붓글씨 다도(茶道)를 배웠다.

이따금 남편과 함께 시내중심부 오페라하우스를 찾아 중국 전통극이나 해외 오페라공연을 관람하기도 한다.

상하이에는 8백위안(약 10만원)이면 한달 동안 쓸 수 있는 중국인 파출부가 많아 주부들이 여가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

K차장의 최고 취미생활은 골프다.

상하이는 골프장이 많고 가격도 비교적 싸 ''골프천국''이라고 할 만하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골프장이 3개나 있다.

1시간내에 있는 골프장은 10여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골프장이 8개에 이른다.

한국 상사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선아일랜드(太陽島)골프장의 경우 상하이 서남쪽으로 45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주말에 회원권(개인회원권 약 3만달러에 거래) 소지자는 1백20위안,회원 초청은 5백40위안, 비회원은 8백60위안을 받고 있다.

주중에는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그린미팅을 즐길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시후(西湖) 하이난다오(海南島) 구이린(桂林) 등 중국 명승지를 찾는 것도 K차장의 즐거움이다.

---------------------------------------------------------------

<> 특별취재팀 = 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 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