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아시아에 남아 있는 최대 소비시장입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합니다"

크린랩(대표 전병수)의 상하이 현지법인장인 승병근(50) 사장은 상하이 진출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크린랩은 음식포장용 비닐랩의 한국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하는 기업.

지난 95년 3백만달러를 투자해 상하이에 월 50만개 생산능력의 공장을 가동중이다.

현재 베이징에선 시장점유율 60%로 1위, 상하이에선 2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다우브랜드와 글래드, 일본의 미쓰비시 등을 제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승 사장은 상하이야말로 중국 소비시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는 중국의 어느 곳보다 국제화돼 있고 생활수준도 높아 소비재업체가 진출하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 시장에선 화교세력권 때문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붙이면 유리합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독특한 유통환경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유통판매점들은 대부분 영세해 무담보 외상거래가 불가피합니다. 자기들이 물건을 팔아 돈을 받고 나서야 대리점이나 제조업체에 돈을 줍니다. 만약 유통판매점이 망하면 그곳에 준 외상은 한푼도 건질 수 없습니다"

승 사장은 또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 맘대로 투자했다가 망하고 나서야 찾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여기에서 성공했거나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