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양쯔강(揚子江)을 따라 내륙쪽으로 1백50km 가량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장자강(張家港)이란 항구가 나온다.

중국내륙의 유일한 보세구역이기도 한 이 곳에 포항제철 장자강 공장이 있다.

지난 96년 1억7천6백22만6천달러(약 2천1백11억5천만원)를 투자해 지은 공장으로 STS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을 생산중이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된지는 이제 1년 남짓됐다.

그러나 포철은 이곳에서 벌써 "신화"가 됐다.

본격 가동 첫해인 작년에만 5백41만4천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올해는 그 3배가 넘는 1천6백22만3천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해도 물건이 달려 팔지 못할 정도"라고 정길수 포철 장자강공장 사장은 말했다.

상하이는 동북아시아의 금융과 물류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정부의 상하이 성장전략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상하이의 제조업을 무시해선 안된다.

상하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공업지대중 하나.

지금도 자동차 철강 화공 가전 발전설비 정보통신 등 소위 6대 지주산업을 고루 갖춘 지역으로 중국의 성장엔진이다.

실제 상하이전체 공업생산에서 지주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4%에 달한다.

특히 양쯔강을 타고 올라가며 전개될 서부대개발의 시발점으로서 상하이의 제조업은 그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때문에 한국 제조기업들도 상하이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실 상하이엔 중국의 대표적 제조업체들이 많다.

포철 장자강 공장에서 자동차를 타고 양쯔강 하구쪽으로 1시간만 내려오면 바오산(寶山)철강공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바오산철강은 월 60만t의 제강능력을 갖춘 중국최대의 제철소.

이 공장에서 만든 열연강판 등 판재류는 중국 전체 판재류 생산의 15%를 차지한다.

바오산철강에서 핸들을 남쪽으로 틀어 상하이도심을 거쳐 좀 더 내려오다가 항저우만과 만나는 곳에 이르면 상하이석유화학공장이 있다.

지난 72년 설립된 이 공장은 부지만 7.2평방km.

이를 포함해 주변의 15평방km가 모두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다.

상하이석유화학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에서부터 폴리에스터 아크릴 등을 생산하는 일관생산공정을 갖추고 있다.

석유화학 일관공장으론 중국 최대라고 장징밍(張經明) 상하이석유화학 비서실 주임은 자랑한다.

과거부터 상하이에서 제조업이 번성한 것은 역시 인프라가 탄탄하기 때문.

무엇보다 중국의 황금수로인 양쯔강 입구에 위치해 해운물류가 유리하다.

홍차우(虹橋)와 푸둥(浦東) 두곳에 있는 공항은 여객과 화물 수송량에서 중국 1위로 항공물류의 중심이다.

전국으로 뻗어 나간 철도는 물론 상하이와 난징(南京) 항저우(杭州)를 잇는 삼각 고속도로도 상하이의 물류를 뒷받침한다.

물류에 관한한 육해공(陸海空)의 3각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거대한 소비시장을 끼고 있는 것도 주 요인이다.

화둥경제권의 핵심으로 상하이-난징-항저우로 이어진 양쯔강 삼각주 안에만 7천만명이 산다.

이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전체 평균의 3~4배에 달한다.

아시아의 마지막 소비시장인 중국에서도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상하이는 세계 일류제품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다.

"상하이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이길수 없습니다"(이종일 상하이무역관장)

세계 5백대 기업중 GM 마이크로소프트 NEC 폴크스바겐 등 87개사가 상하이에 진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상하이는 각국 기업들에 글로벌 시장을 향한 교두보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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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