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화이하이시루(淮海西路)의 해산물 음식점인 둥쥔(東俊).

발을 들여놓자마자 그 크기에 놀란다.

끝에 앉은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7개층 전체가 해물식당이다.

음식을 시키면서 풍부한 먹거리에 또 한번 놀란다.

상하이 앞바다에서 막 잡아온 듯한 왕새우 소라 게 갈치,그리고 이름 모를 고기들이 대형 수족관 20여개에서 헤엄치고 있다.

수족관을 돌며 먹을 것을 잡아내는 즐거움이 그만이다.

지금 손님이 몇 명이나 되느냐는 질문에 여종업원은 "5백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선이 그렇게 많으냐고 묻자 "오늘 저녁 2만명분이 준비돼 있다"고 답했다.

상하이는 식도락의 천국이다.

상하이 고유음식뿐만 아니라 광둥(廣東) 쓰촨(四川) 둥베이(東北) 등 중국 각 지역의 음식이 모여있다.

입이 짧아 중국음식을 꺼리는 외국 비즈니스맨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 프랑스 베트남 한국 등 세계 모든 나라 음식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국제도시답다.

상하이에 정통한 해외 비즈니스맨들은 식탁에서 상담의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그들의 성격을 이해해야 합니다.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시켜놓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쉽게 가까워질 수 있지요"(박근태 대우 상하이본부장)

상하이공항에서 멀지않은 훙차오(虹橋)의 하이이(海逸) 메이린거(美林閣) 셴창팡(鮮牆房) 등이 비즈니스맨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4명이 바이주(白酒) 한 병과 함께 식사하면 1천∼2천위안(13만~26만원)쯤 든다.

한여름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상하이사람들은 상하이크랩(상하이 민물게)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신다.

9월말에서 11월초까지 식탁에 오르는 크랩은 고단백질 식품으로 쫄깃쫄깃하고 맛있어 대표적인 상하이 요리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