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찬바람이 불던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영향으로 주춤했던 벤처캐피털의 첨단기술관련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첫째주였던 지난주 28개사가 IPO에 나선 데 이어 이번주에는 41개사가 IPO를 예정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주간 단위로는 지난 83년 12월 이후 17년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이 신문은 8월이 본격적인 휴가철인 데도 불구하고 이달에만 99개사의 IPO가 예정돼 있고 9월초에도 상당수 업체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지난 4∼5월 증시침체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IPO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트 사운드뷰의 수석 기술주분석가인 아놀드 버만은 "최근 미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점차 확산되면서 IPO 시장이 해빙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상장프리미엄도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명정보업체 로제타 인파머틱스의 주가는 지난 3일 상장 첫날 순식간에 30% 가까이 치솟았다.

IPO 붐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미 벤처캐피털의 인터넷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CBS워치마켓에 따르면 2·4분기 중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4백8개 신생업체들은 69억달러의 자금을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는 1·4분기의 61억달러보다 12% 증가한 것이다.

첨단주 폭락여파로 위축됐던 벤처투자가 6월들어 급속히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미 벤처캐피털 레드포인트벤처스의 제프리 양은 "광섬유나 인터넷 인프라업체 등 단기간에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시장상황이 좋아지기 전에 서둘러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계의 목소리도 아직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IPO 급증은 추락 직전에 한바탕 피어오르는 마지막 불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드타운리서치의 스콧 사이프렐 이사는 이달말 4백여개 업체 주요 주주들의 주식처분 제한이 풀리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IPO 급증세는 미 증시의 수급균형을 깨뜨려 주가 급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