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내 서북부 홍코우취지역은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대이다.

서울로 치면 창동과 상계동이 있는 노원구쯤 된다.

이곳에 우리나라 이마트(중국명 이마이더)와 프랑스 까르푸가 약 1백여m를 사이에 두고 점포를 차리고 있다.

이 두 편의점은 지금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온갖 작전이 동원된다.

"중산층이 몰린 이 지역은 가격이 구매결정의 최대 변수입니다. 0.5마오(1마오=약 13원)의 가격차이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갈라집니다. 상하이의 가격전쟁은 서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열합니다"(김선진 이마트 상해본부장).

서남쪽 부유층 거주지역인 구베이신취에서는 또 다른 성격의 유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곳 전쟁은 가격이 아닌 "질"의 싸움이다.

한해 소득 50만위안(6천5백만원)이상의 고소득자가 수두룩한 이 지역 상점의 일용품코너에는 고급 외국브랜드 제품이 넘쳐난다.

상하이의 거부들은 가격보다는 질을 최우선으로 치기에 가급적 비싼 것을 들여온다는 게 까르푸 구베이신취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듯 상하이의 백화점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업체들은 지금 "소비자 구애"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상하이정부상위의 장광성주임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주도권이 공급자에서 구매자로 완전히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마이팡"시장이라고 표현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공급자가 횡포를 부릴 수 있는 "마이팡"시장이었다.

제조업체는 시장에 제품을 내놓으면 끝이었다.

지금은 그러나 상하이런들은 모두 백화점과 할인매장 편의점등을 비교하며 쇼핑을 즐긴다.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모두 앉아서 장사하는 시절은 끝났다.

당연히 많은 유통업체들은 고객의 마음을 사기위해 치열한 광고와 판촉전쟁을 치러야 한다.

상하이 소비자들은 어느정도 구매력을 갖고 있을까.

지난해 상하이주민 1인당 평균수입은 1만9백32위안이었다.

전국 평균의 약 3-4배다.

그러나 이는 평균치일 뿐이다.

상하이에서 구매력 상위 20%의 시민들의 구매력은 전국평균의 6-7배가 넘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루스민 재경대학 교수는 "기회의 땅 상하이는 엄청난 수의 갑부를 배출했다"며 "외국인기업 근로자,사영기업 사업가,금융자산 운용자 등이 고소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소비자들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사려는 가격대에서는 최고 제품이라는 판단이 서기까지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일부 고소득층은 외국브랜드,고가제품이라면 무조건 선호하기도 한다.

그만큼 복잡한 시장이라는 얘기다.

소비성향도 변화무쌍이다.

최근 경제일보가 상하이인들을 대상으로 "향후 3년안에 가장 사고 싶은 물품"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핸드폰-DVD-에어컨-자동차-주택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컬러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뒤로 밀렸다.

최근 수년간 각종 상창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공급자측은 난립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 시내에만 약 1만여개의 유통매장이 있다.

노점상까지 치면 그 수는 14만개로 늘어난다(中國商報조사).

판매경쟁은 당연하다.

그래서 상하이에서 소비자들은 왕이다.

<> 특별취재팀 = 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