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화이하이루(淮海路) 이세탄(ISETAN)백화점 1층.

즐비한 외제품 사이를 지나다니며 우원둥(吳文東.34)씨를 비롯 7∼8명이 새로 나온 인터넷핸드폰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진열대를 가득 메운 미국 모토로라와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제품들이 이들을 유혹하는 주인공이다.

상하이에 인터넷핸드폰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언론들이 ''닷컴(.com)의 시대가 가고 닷무브(.move)의 시대가 왔다''고 호들갑을 떨 정도다.

중국에 인터넷핸드폰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차이나텔레콤의 자회사인 중국이동통신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올 연말 중국 전체의 인터넷 보급률은 1%를 갓 넘을 전망이다.

그나마 인터넷 열기가 뜨겁다는 상하이도 인터넷 보급률이 10%가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선 인터넷폰 열기''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상하이 시정부 구쭈멍(顧祖孟)씨도 "기술발전이 빠른 가전.정보통신 분야에서 중국정부는 의도적으로 중간 단계를 생략하는 발전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무선인터넷의 열풍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생략전략''은 상하이의 백화점 가전제품코너를 보면 금세 알아챌 수 있다.

난징루(南京路) 제일백화점 9층엔 컴퓨터 TV 등 가전.정보기기코너가 모여 있다.

그러나 그 흔한 VTR는 없다.

전화도 없는 뒷골목의 벽돌집에서 길거리를 누비는 무선인터넷폰족까지, 그리고 잡음 섞인 라디오가 흘러나오는 허름한 식당에서부터 최첨단 DVD가 진열된 난징루의 백화점까지-.

정보통신 생략전략이 만들어 낸 상하이의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