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거래 후발주자인 기존 업체들이 닷컴업체를 따돌리고 인터넷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USA투데이지는 기존 업체들의 인터넷사업이 닷컴업체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온라인으로만 항공권을 팔아온 트레블러시티는 뒤늦게 인터넷사업에 뛰어든 항공업계 맹주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추월당했다.

e트레이드는 온라인은행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온라인투자 계좌 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의류·컴퓨터·장난감·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 대기업들이 한 일은 웹사이트를 만들고 쇼핑백에 닷컴(.com)을 추가로 새긴 것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두터운 단골고객과 데이터베이스, 높은 브랜드 인지도,전국에 깔려 있는 탄탄한 유통망 등 신생업체가 따라잡을 수 없는 무기를 앞세워 신생 닷컴업체들을 누르고 있다.

이에 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는 닷컴업체들은 상호를 알리기 위해 대기업 못지않게 광고비를 쓰는 데다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한 할인 및 쿠폰제공 등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닷컴업체들이 땅을 다지는 사이 대기업들은 그 자리에 건물째 들어앉은 셈이다.

기존 업체들은 인터넷사업 수익성면에서도 닷컴업체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익스피디어가 지난해 인터넷으로 판 항공권은 각각 8억7천7백만달러 및 7억5천만달러어치로 비슷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7억2천만달러)의 매출은 트레블러시티와 익스피디어의 인터넷 매출을 합친 액수보다 많았다.

트레블러시티처럼 중개상 역할만 하는 온라인전문업체들은 판매중개료만 챙기기 때문에 실제 수입은 얼마 안된다.

닷컴업체들이 인터넷 소매시장을 개척해 놓은 덕분에 대기업들의 인터넷사업은 오히려 수월해졌다.

인텔과 델컴퓨터는 현재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판매에서 얻고 있다.

대형유통업체 JC페니도 지난해 온라인매출만 1억2백만달러를 기록,인터넷사업에서 2백27% 성장했다.

페인웨버증권 역시 온라인계좌 총액이 전체 고객자산의 33%에 달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