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둥 장장(張江) 하이테크단지안에 있는 소프트웨어파크.

''ㅁ자''형의 이 건물은 벤처기업 사무실로 꽉 차있다.

3층에 자리잡은 상하이 하이컴퓨터시스템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자유분방한 옷차림의 여직원 3명이 이방인의 방문에 눈길만 한번 줄뿐 컴퓨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사장님을 찾으니 "마침 들어오는 중"이라고 한다.

''나이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눈이 동그란 청년.

막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온 듯한 차림새다.

그는 "베이징에서 온 친구들을 배웅하고 오는 길"이라며 자리를 권한다.

궈젠펑(郭建峰).

올해 나이 스물넷.

베이징대 93학번.

대학시절부터 컴퓨터에 빠져 지내다 졸업하던 해인 지난 97년 회사를 차렸다.

창업자본금은 1백만위안(1억3천만원).

베이징에 중관춘(中關村)이 개발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다.

베이징에서도 제법 잘 나가던 그는 작년에 상하이로 이사왔다.

궈 사장은 그 이유로 세가지를 들었다.

첫번째는 소프트웨어파크의 낮은 비용과 훌륭한 인프라.

"임대료가 베이징의 절반도 안되는데다 3년간 세금도 면제됩니다"

또 기술지도 및 양성 등 인큐베이팅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벤처기업엔 그만이란다.

두번째 이유는 기술이다.

"베이징에 눌러앉아 있으면 급속히 변하는 기술을 따라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

세번째 이유로 시장을 꼽았다.

"소프트웨어나 첨단기술 쪽에서는 상하이만큼 구매력을 가진 시장이 중국엔 없다"고 단언한 궈 사장은 "푸둥에 몰려드는 외국기업만 해도 엄청난 시장"이라고 한다.

자신도 그 덕분에 자산이 2천만위안(26억원)으로 20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방금 다녀간 베이징 친구들도 상하이로의 이전을 검토중인 벤처창업자라는 것.

2000년 여름, 상하이는 궈 사장 같은 벤처창업자들이 주도하는 ''골드러시(Gold Rush)''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