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민주 양당의 전당대회가 정치와는 상관없는 거대한 비즈니스 쇼로 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5일 비즈니스섹션의 커버스토리로 대통령후보선출 전당대회가 돈잔치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치러질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공화당은 오는 31일부터 8월3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민주당은 8월 14-1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개최한다.

타임스는 이들 대회를 유치하기위해 미전역의 주요 도시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로비를 펼친데 이어 유수한 기업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앞다퉈 출연하고 있다면서 "이들 행사가 올림픽이나 슈퍼볼을 방불케 하는 대형 비즈니스이벤트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AT&T와 GM 등 일부 기업들이 공화.민주 양당에 모두 1백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양다리 작전"을 펼친 것을 비롯,벨애틀랜틱.모토로라.AIG.마이크로소프트.SBC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기부금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대회를 유치한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 시정부,이들 도시가 소속해있는 펜실베이니아와 캘리포니아 주정부 등도 거액을 선뜻 대회경비로 지원하는 등 양당 지도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공화.민주 두 당의 대회에 기업과 지방 정부들이 돈가방을 들고 달려들고 있는 것은 전당대회에 쏠리는 미국 안팎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취재진을 파견,대회현황을 보도하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TV중계 등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 특히 이들의 군침을 사고 있다.

일정한 기부금을 내고 행사장 곳곳에 자기 회사나 지역을 알리는 표시물을 붙임으로써 막대한 광고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실제로 지난 96년 대선때 민주당 전당대회를 유치했던 시카고의 경우 1억3천2백만달러어치의 경제효과를 거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분석가들은 전통적으로 양당의 대통령후보가 대회이전에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반감된 정치적 효과의 공백을 "금권"으로 메우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