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핫머니의 대명사 헤지펀드가 투자손실을 우려해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을 외면하고 있다.

4억2천5백만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캐피털매니지펀드의 운용책임자 윌리엄 브로더는 "이머징마켓 전용펀드를 제외하고는 신흥시장으로 헤지펀드가 유입되는 기미가 없다"고 20일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이 지난 4,5월 기술주 폭락때 대부분 증시를 빠져나와 현재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소재의 한 헤지펀드의 매니저도 "이머징마켓은 유동성 고갈로 리스크가 커 수익내기가 만만치 않다"며 당분간 헤지펀드들이 신흥시장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들어 첨단기술주 폭락으로 헤지펀드의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도 이머징마켓 투자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주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퀀텀펀드를 축소 재편하고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매니지먼트도 지난 5월 60억달러규모의 헤지펀드를 폐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흥시장의 안정세가 뚜렷해져야 헤지펀드가 이 시장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