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맥주는 칭다오(靑島)맥주다.

그러나 몇해전까지만 해도 상하이에서 칭다오맥주를 찾기 힘들었다.

대신 상하이 맥주시장은 상하이맥주라는 브랜드가 석권하다시피 했다.

최근엔 달라졌다.

상하이 어딜 가도 상하이맥주를 찾기 힘들다.

대신 상하이에도 칭다오맥주가 넘쳐난다.

칭다오맥주가 상하이 맥주를 인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M&A(기업인수합병)의 결과로 칭다오맥주는 상하이 맥주시장을 석권하는데 성공했다.

결혼을 하자면 중매인이 필요하다.

칭다오맥주와 상하이맥주의 합병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이 M&A를 성사시킨 중매인은 누구였을까.

한국식 사고방식이라면 M&A부틱이나 법무법인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아니다.

어엿한 정부기관인 "상하이 산권(産權)거래소"다.

산권거래소는 기업들이 자산(부동산및 주식, 지적재산권, 토지사용권, 기계설비 등)을 자유롭게 거래하는 거래소다.

국영기업의 민영화작업도 이 곳을 통해 이뤄진다.

산권거래소가 생긴 것은 지난 94년.

76개 회원사들이 각종 M&A를 활발히 주선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실적은 1백75억위안(약 2조4천5백억원).

이곳을 통해 1천1백3개기업이 재산(권)을 사고 팔았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중개금액은 1백4억위안(약 1조4천4백6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초기엔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기능을 많이 했지만 최근들어선 생물기술 인터넷 신약기술 등 지적재산권의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창하이롱.張海龍 산권거래소 총재)"라고 한다.

비단 재산(권)만이 아니다.

상하이는 "거래의 천국"이다.

주식 외환 위안화 거래는 기본이다.

설비거래소, 원자재거래소, 인력거래소 등 무수한 거래소가 존재한다.

거래소를 통해 개인이나 기업은 필요한 물자나 일자리를 자유롭게 사고 판다.

비행기를 빼고는 무엇이든지 거래할 수 있다.

이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인재 및 인력거래소.

상하이의 각 구에는 인재거래소와 인력거래소가 존재한다.

인재거래소는 고급인력, 인력거래소는 단순노무인력이 일자리를 찾는 곳이다.

예컨대 인재거래소에는 "대학이상, 월급여 3천위안(약 42만원), 인원 1명(엔지니어)" 등의 구인광고가 수두룩하다.

중국정부는 인재 및 인력거래소를 통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실업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이런 점에서 상하이의 거래내용이나 기술은 이미 서울은 물론 홍콩보다 한발 앞서 있다.

바로 상하이가 오래지 않아 아시아 금융거래센터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요한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