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의장은 조만간 세계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각국은 이에 대비해 금융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은 12일 뉴욕에서 외교관계협의회가 주최한 글로벌 경제정책회의에 참석,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이상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지난 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후 그린스펀이 공식석상에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거론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지난번 아시아 금융위기도 취약한 금융시스템에서 비롯됐음을 상기시키고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위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금융위기 발생을 막기위해서는 필요할때 적절한 투자재원을 공급해줄 수 있는 은행과 잘 발달된 자본시장이 존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충분히 발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아직 자본시장이 성숙되지 못한 나라에서는 단기적인 금융위기대책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린스펀은 단기적으로 금융위기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투명성 제고 <>시장원리에 따른 부실금융기관의 퇴출 <>금융시장에 대한 인위적인 지원이나 간섭의 최소화 <>적절한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의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정크본드의 부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아시아에선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액)이 급증하고 태국 필리핀의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