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가미사일방위(NMD)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실시한 3차 미사일 요격실험에 실패했다.

이로써 NMD 추진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NMD의 기술적 실효성과 전략적 가치를 의문시해온 NMD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게 됐다.

미국은 8일 오후 1시19분(한국시각)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21분 후 태평양의 마셜제도 콰잘레인 기지에서 이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키기 위한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요격 미사일이 추진로켓에서 분리되지 않는 바람에 요격에 실패했다.

지난 1월의 2차 실험과 이번 3차 실험이 모두 실패함에 따라 올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NMD를 실전 배치하려던 클린턴 행정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은 오는 2005년께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추정된 북한, 이라크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며 NMD 체제구축을 서둘러 왔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NMD 체제를 오는 2005년까지 실전 배치하려는 국방부의 구상을 원안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를 수주일내 결정하겠다고 말해 왔으나 3차 실험이 실패로 끝남에 따라 NMD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NMD를 반대해온 민주당의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은 "이번 실패로 대통령은 실전배치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기술적 문제 이외에도 지난 1972년 옛 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과 NMD 구상과의 상충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러시아와 협상을 벌여 왔으나 이것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따라 미 국방부가 당초 일정대로 NMD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www.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