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가 28일 귀국했다.

엘리안은 이날 미 대법원이 그의 귀국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친척들의 상고를 기각하자 곧바로 버지니아주 댈러스 국제공항에서 아버지 후안 곤살레스와 함께 전세 비행기에 올라 7개월간의 "미국 표류기"를 끝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표류중 구조된 뒤 미국과 쿠바간의 외교적 마찰로까지 비화했던 엘리안을 둘러싼 다툼은 7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엘리안의 송환이 보여주듯 최근들어 미국.쿠바의 40년간의 냉전관계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27일 40년만에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식량및 의약품 수출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이 백악관에 송부될 경우 서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쿠바에 대한 금융업무및 현지 대표사무소 개설정책에도 올해중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쿠바정부가 직접 나서서 엘리안 송환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으나 송환소식이 알려진 직후 환영행사를 크게 축소한 것은 미국측 성의에 대한 쿠바측 화답으로 볼수 있다.

엘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국간에 어느 정도 "화해교감"이 형성됐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두나라간의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쿠바측도 최근의 사태진전에 대해 매우 냉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식량 및 의약품의 판매허용을 "필수적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경제제재법이 존재하는 한 쿠바 국민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28일 "현단계에서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카스트로 정권을 겨냥한 광범위한 경제제재조치의 완화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의 양국관계는 지난 93년 카스트로 의장이 경제파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자금 유입을 허용할 당시 조성됐던 해빙무드가 재현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