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스리갈 술잔에 석양이 깃든다"

양주"시바스리갈"로 유명한 캐나다의 양조회사 시그램이 20일 프랑스의 통신미디어업체 비방디에 팔렸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화려한 연예계 조명에 눈먼 젊은 경영자의 실책으로 시그램제국에 해가 저물고 있다"고 묘사했다.

시그램은 술을 너무 사랑해서 술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새뮤얼 브론프먼에 의해 지난 1924년 설립됐다.

가족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창업자의 희망에 따라 아들 에드거 브론프먼,손자 에드거2세가 대대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에드거2세는 술보다는 화려한 연예계를 더 좋아했다.

음반회사인 폴리그램을 갖고 있는 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영화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히트작 "글라디에이터"도 이 스튜디오 작품중 하나.

그러나 시그램은 새 경영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회의적인시각 속에 경쟁사인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인터넷을 통한 무료CD복사 등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양조회사를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변신시키려는 젊은 경영자의 야심은 회사주인이 프랑스인으로 바뀐 후에야 실현되게 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